두 개 이상 원인으로 발병, 진단 어려워 ‘과소진단’ 경향 커

[메디컬프라임 윤준혁 기자]  뇌 혈류량의 변화를 확인해 혼합형 치매 진단이 더욱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예병석 교수, 강석우 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뇌연구소 전세운 교수 연구팀은 뇌 혈류량의 증감에 따라, 알츠하이머치매와 루이소체치매가 동시에 발병하는 혼합형 치매를 진단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 IF 16.655) 최신 호에 게재됐다.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병, 뇌혈관질환 등 50가지가 넘는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의 원인 질환이 같이 발생하는 것을 혼합형 치매라 한다. 주로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병이 동시에 발병한다.

 

뇌 혈류량의 변화를 확인해 혼합형 치매 진단 기법 개발
뇌 혈류량의 변화를 확인해 혼합형 치매 진단 기법 개발

혼합형 치매를 앓으면 하나의 원인 질환으로만 치매를 앓는 단독형 치매 환자보다 인지기능과 신체 기능의 저하 속도가 더 빠르다. 전체 치매 환자의 50% 정도가 혼합형 치매를 앓지만, 대부분이 혼합형 치매가 아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는 것에 그친다. 루이소체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침착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없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치매는 뇌 속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여 측두엽 등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분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루이소체병은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뇌 안에 쌓이면서 신경세포를 공격해 도파민 분비를 감소시키고 환시, 인지기능의 기복 등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 등록된 치매 환자 99명을 대상으로 PET 검사를 진행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착과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로 인한 도파민 분비 저하가 뇌 혈류량 증감 및 치매 증상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두 단백질이 각기 다른 뇌 부위의 혈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착은 내측두엽 혈류를 감소시켰고,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로 인한 도파민 기능 저하는 해마 혈류를 증가시켰다.

이러한 혈류 변화는 특정한 증상을 야기했다. 내측두엽 혈류 감소는 기억력 저하 등 전반적인 인지기능 저하를 발생시켰다. 반면, 해마 부위 혈류 증가는 집중력, 시공간 기능의 저하를 보이는 인지기능의 변동, 환시를 일으켰다. 

연구팀은 각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들로 인해 발생하는 혈류량 변화 차이가 혼합형 치매 발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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