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장기 보관·이동형 생산, 근감소증 치료 등 3대 연구개발 사업에 5년간 550억 원 지원
초고령화·팬데믹 대비를 위한 혁신적 기술 개발로 국민 건강 향상 기대
[메디컬프라임 이지은 기자]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한국형 ARPA-H 추진단'의 개소식을 열고, 2024년도에 추진할 첫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ARPA-H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국가 난제를 해결하고 의료·건강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오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55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며, 프로젝트는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근감소증 멀티모달 치료기술 개발의 세 가지로 나뉜다.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 개발 프로젝트는 현재 3년인 백신 보관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신은 보관기간이 제한적이고 언제 어떤 전염병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사용 시기가 불확실하다. 따라서, 현재는 미사용 백신의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백신 보관기간을 수십 년 이상으로 연장한다면 국가 백신 수급·비축 전략과 백신 생산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소규모·이동형 백신 생산모듈을 개발하여, 필요한 지역에서 빠르게 백신을 생산·공급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규모·이동형 백신 생산기술은 최근 글로벌 선도 기업이 연구를 추진하고 있어 2~3년 내 초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 백신주권을 강화하고, 글로벌 백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백신을 필요한 곳에서 신속하게 생산함으로써 팬데믹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백신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다.
근감소증 멀티모달 치료기술 개발 프로젝트는 노화성 근감소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치료법은 근육량 증가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이 프로젝트는 근육량과 근 기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근감소증은 노인에서 전신 쇠약, 독립적 생활의 제한, 각종 질환의 발생을 증가시켜 건강수명 단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므로 초고령사회 대응 방안으로서 치료제와 비약물 치료 등 멀티모달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국가 난제를 해결하고 국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으로, 의료·건강 서비스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는 국민 체감형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형 ARPA-H 구축을 국정과제(25번)로 선정하고, 지난 2023년 8월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하였다. 2024년부터 2032년까지 9년간 1조 1,628억 원의 총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넥스트 팬데믹, 초고령화, 필수의료 위기 등 국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5대 임무로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 혁신을 선정하였다. 올해 5월, 5대 임무 중 보건안보와 복지·돌봄 임무를 수행할 PM 2명을 우선 채용하였다. 각 PM은 수요조사,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임무별로 10개 내외의 도전적 문제 후보군을 선정하고, 전문가 인터뷰 및 자문회의를 통해 이를 구체화했다. 이 중 도전·혁신성, 시급성, 파급효과, 과학기술을 통한 해결 가능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가 높은 3개의 도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정부는 3개 프로젝트의 연구개발과제 공고를 7월 26일부터 오는 8월 26일까지 진행하고, 9월 중 연구기관을 선정하여 연구를 개시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의 바이오헬스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단추"라며, "사장되는 연구가 아니라 변화를 가져오는 연구,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기술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은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연구자들의 참여로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PM과 연구자들이 도전적·혁신적 연구개발 체계에서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ARPA-H 추진단장은 "추진단의 첫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각 임무의 PM께서 짧은 시간 동안 도전적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 과제를 기획하느라 불철주야 노력했다"고 전하며, "추진단은 PM을 중심으로 기민한 조직 구조 및 연구 현장 중심의 지원을 통해 목표 달성을 이루고자 하오니 많은 연구자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메디컬프라임 / 이지은 기자 medicalprime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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